'붐비지 않는 매장'을 팔아라

저자는 캐나다에서 처음 애플스토어에 갔을 때 계산대가 2층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애플스토어는 왜 계산대를 2층에 두었을까?"
바로 고객경험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과거에는 최대한 많은 제품을 노출시켰지만 요즘은 그 반대, 즉 판매대를 줄이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공간을 돌려주는 추세이다. 북미 애플스토어도 1층에 계산대가 있으면 줄이 생겨 복잡해지니 매장이 혼잡하다는 부정적이 느낌으로 이어진다고 보아 즐거운 경험에 방해되지 않도록 과감히 계산대를 2층이나 3층으로 옮겼다.
 
'물건을 팔지 않아도 좋다. 고객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놀다 떠나도록 하라'는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매장이 덜 복잡해지고 공간이 여유로워지면 나타나는 효과에서 매장 혼잡도와 고객경험의 상관관계가 있다. 소비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가 공간적 제약을 느낄 때 '반발'이라는 심리적 동기요인이 작동한다고 한다. 이것은 자신의 자유가 침해당했다고 느꼈을 때 인간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심리적 동인이다.
파코 언더힐이 <쇼핑의 과학>에서 설명한 '엉덩이 부딪힘 효과'도 리테일 매장을 관찰해 보면, 고객이 좁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자주 부딪혔을 때 더 빨리 매장을 떠난다고 한다. 특히 마트에서는 제품을 더 많이 진열하려고 통로 중앙에도 판매대를 설치하곤 하는데 '엉덩이 부딪힘 효과'로 인해 고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든다. 작은 것을 취하려다 큰 것을 잃는 것이다.
 
매장 혼잡도를 줄이면 고객이 머무는 시간만 늘어나는 것 뿐만 아니다. 덜 복잡한 매장은 소비자가 매장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매장이 덜 복잡해 보일수록 매장의 가치는 올라간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을 예로 들 수 있다. 명품 브랜드는 높은 수준과 이미지가 생명이기 때문에, 고객을 기다리게 만드는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매장 혼잡도를 조절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람들은 높은 사회적 밀도(혼잡도)를 낮은 사회적 계층과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더 넓은 공간을 누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나치게 복잡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계층을 더 낮게 여기고, 저렴하고 가치가 낮은 제품에 관심을 보이다고 유추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같은 물건이라도 복잡한 매장에 진열되었을 때 더욱 평가절하된다.
 
이렇게 같은 제품이라도 전략에 따라 고급 상품이 될 수도 있고, 떨이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제품 중심으로 전략을 구성하는 시대는 지났다.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 머무를 때 만족감이 높은 공간을 만들어야 소비자를 만족시키면서 제품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매장의 공간이 여유로워 지면 나타나는 효과
♡고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매장의 가치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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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경험이다